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일본 영화산업 비교 (극장수익, OTT, 투자방식)

by lumosnox 2025. 4. 13.

영화관 하락세와 관련한 사진

 

한국 영화산업은 오랜 시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성장해 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하락세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 플랫폼의 급성장과 극장 관객 수 감소로 전통적인 수익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 영화산업과도 공통된 현상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구조와 흐름을 보여줍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영화산업을 비교하며, 극장수익 구조, OTT 영향력, 투자 방식 등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극장수익 구조 비교

한국과 일본의 영화산업은 겉보기에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극장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영화는 제작비와 마케팅비에 대한 회수가 극장 흥행 성적에 크게 의존합니다. 통상적으로 한국 영화의 경우, 손익분기점(BEP)을 넘기 위해 전체 제작비의 약 2.5~3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야 하며, 이 중 극장에서의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입니다. 예컨대, 흥행작 '명량'이나 '극한직업'은 극장 수익만으로도 큰 이익을 남겼지만, 실패한 작품은 손해가 막심한 구조입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 극장 수익이 여전히 중요하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중심의 콘텐츠 구조로 인해 다양한 2차 수익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는 극장에서 수익을 올린 뒤, 블루레이 판매, 캐릭터 상품, 게임 연계 등으로 이어지는 수익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어 극장 성적에 따른 리스크가 비교적 적습니다. 또한 일본은 제작사가 극장 체인과도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배급 측면에서도 더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한국 영화계가 더욱 극장 성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OTT의 영향력

OTT(Over The Top) 플랫폼의 등장은 한국 영화산업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등의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객들은 극장보다 집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고, 이는 전통적인 극장 수익 구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한국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극장 개봉 중심 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제작방식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OTT 플랫폼의 확산이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의 전통적인 미디어 소비 패턴과 관련이 깊습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크며, 극장 개봉작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다른 플랫폼에 공개됩니다. 최근 들어 아마존 프라임이나 넷플릭스 일본 지사가 현지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전체 영화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한국과 달리 OTT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두 나라 영화산업의 유통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투자 방식 차이

한국과 일본의 영화 투자 방식 또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투자·배급사 중심의 시스템을 따릅니다. 즉, 대형 투자사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제작사와 협업하여 콘텐츠를 완성한 후 극장이나 플랫폼을 통해 배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사는 손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며, 수익이 기대 이하일 경우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그래서 비교적 리스크가 큰 구조이며, 이로 인해 ‘흥행 불패’ 감독이나 배우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면 일본은 다수의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제작에 참여하는 ‘제작위원회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이는 방송사, 출판사, 음반사, 광고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공동으로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시스템은 각 기업의 전문성을 살려 영화 외 다양한 2차 콘텐츠 수익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며, 한 작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이 방식의 단점도 존재합니다. 결정 과정이 복잡해 창의적인 시도가 제한될 수 있고, 감독의 의도가 온전히 반영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일본의 제작위원회 방식은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영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영화산업은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지만, 각국이 대응하는 방식은 매우 다릅니다. 한국은 극장 수익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OTT를 활용한 유연한 투자 시스템이 점점 요구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다방면의 수익 구조를 갖춘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지만, 창의적 도전의 제약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영화산업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고민은 공통된 과제입니다.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양국 모두 수익 구조의 다변화와 콘텐츠 중심의 제작 전략이 필수적입니다.